감기 잘 걸리는 몸, 운동으로 바뀐다… 면역력을 지키는 '적당한 운동'의 기준

규칙적인 중강도 운동은 면역세포의 순환을 활발하게 해 감염 저항력을 높인다. 다만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면역을 일시적으로 떨어뜨린다. 면역력을 지키는 운동량의 균형과 과훈련 신호, 여름철 주의점을 정리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면역세포의 순환을 도와 감염 저항력을 높인다. 사진=Unsplash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면역세포의 순환을 도와 감염 저항력을 높인다. 사진=Unsplash」

환절기나 냉방기 사용이 잦은 여름철이면 유독 감기에 자주 걸리는 사람이 있다. 체질 탓으로 여기기 쉽지만, 면역력은 생활 습관에 따라 상당 부분 달라진다. 그중에서도 규칙적인 운동은 면역 기능을 끌어올리는 가장 검증된 방법의 하나로 꼽힌다. 다만 무조건 많이 움직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운동의 강도와 양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면역은 강해지기도, 반대로 약해지기도 한다.

운동이 면역에 미치는 효과는 ‘J자 곡선’으로 설명된다. 거의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고, 규칙적으로 중강도 운동을 하는 사람은 위험이 가장 낮으며, 지나치게 격렬하게 운동하는 사람은 다시 위험이 올라간다는 개념이다. 핵심은 ‘적당함’에 있다. 숨이 약간 차지만 옆 사람과 대화는 가능한 정도, 즉 중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면역 관리의 기본이 된다.

중강도 운동을 하면 혈액과 림프 속 면역세포의 순환이 활발해진다. 평소 조직 곳곳에 머물러 있던 자연살해세포(NK세포)와 백혈구가 혈류를 타고 온몸을 순찰하듯 돌면서, 침입한 바이러스나 세균을 더 빨리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운동을 마친 뒤에는 이 세포들이 다시 조직으로 돌아가 감시망을 촘촘히 하는데, 이런 순환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면 몸 전체의 방어 태세가 한층 탄탄해진다.

반대로 휴식 없이 강도 높은 운동을 몰아서 하면 면역이 일시적으로 가라앉는 ‘열린 창(open window)’ 구간이 생긴다. 장시간 고강도 운동 뒤 몇 시간 동안은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라톤 같은 극한 운동 직후 오히려 감기에 잘 걸린다는 보고가 나오는 이유다. 운동은 충분히 하되, 그만큼의 회복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면역을 지키는 운동량의 기준으로는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주 150분 안팎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 참고가 된다. 하루 30분씩 주 5회 빠르게 걷기, 가벼운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꾸준히 하는 정도다. 여기에 주 2회가량 근력 운동을 곁들이면 근육량 유지와 대사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매일 몰아치기보다 적당한 강도로 ‘자주, 규칙적으로’ 하는 리듬이 면역 관점에서는 더 유리하다.

과훈련의 신호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도 이유 없이 피로가 가시지 않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안정 시 심박수가 평소보다 높게 유지된다면 몸이 과부하를 호소하는 것일 수 있다. 감기 기운이 잦아지거나 상처가 더디게 아무는 것도 면역이 지쳤다는 단서다. 이럴 때는 운동량을 줄이고 하루 이틀 완전히 쉬어 회복에 집중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낫다.

여름철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무더위 속 무리한 운동은 탈수와 체온 상승으로 몸에 큰 스트레스를 주고, 그 자체가 면역을 흔드는 요인이 된다. 기온이 높은 한낮을 피해 아침이나 저녁 서늘한 시간대를 택하고, 운동 전후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며, 냉방이 강한 실내와 더운 실외를 오갈 때는 체온 변화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운동 못지않게 회복을 돕는 생활 습관도 함께 챙겨야 한다.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 단백질과 채소·과일이 고루 들어간 균형 잡힌 식사, 그리고 손 씻기 같은 기본 위생이 면역의 토대를 이룬다. 운동은 이 토대 위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지, 나쁜 생활 습관을 상쇄하는 만능 열쇠는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정리하면, 면역력을 지키는 운동의 핵심은 ‘꾸준하되 지나치지 않게’다. 규칙적인 중강도 운동으로 면역세포의 순환을 돕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으로 회복을 보장하는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감기가 잦거나 피로·미열 같은 증상이 오래 이어진다면 단순한 컨디션 문제가 아닐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될 경우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