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건강 관리. 사진=Unsplash」
발은 몸 전체에서 가장 묵묵히 일하는 부위다. 한쪽 발에만 26개의 뼈와 30여 개의 관절, 100개가 넘는 근육·인대가 모여 있고, 걸을 때마다 체중의 1.5배에 달하는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낸다. 하루 7,000~8,000보를 걷는 사람이라면 발은 매일 수백 톤의 하중을 처리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어깨나 허리에 비해 발은 아프기 전까지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 건강의 핵심은 발바닥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두꺼운 섬유띠, 족저근막이다.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해 다섯 발가락까지 이어지는 이 막은 발의 아치(움푹 들어간 곡선)를 활시위처럼 지탱하며, 걷고 뛸 때 스프링처럼 늘어났다 줄어들며 충격을 흡수한다. 족저근막이 지치면 발 전체의 완충 기능이 떨어지고, 그 부담은 무릎과 허리로 올라간다.
족저근막에 무리가 가고 있다는 대표 신호는 아침 첫걸음의 통증이다. 자는 동안 짧아져 있던 근막이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갑자기 당겨지면서 발뒤꿈치 안쪽이 찌릿하게 아픈 것이다. 오래 앉았다 일어설 때 통증이 반복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 딱딱한 바닥에서의 갑작스러운 운동량 증가, 쿠션이 없는 신발, 체중 증가 등이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가장 기본이 되는 관리법은 발바닥 스트레칭이다. 의자에 앉아 한쪽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리고, 손으로 발가락 전체를 발등 쪽으로 부드럽게 당겨 15~20초 유지한다. 발바닥이 팽팽하게 늘어나는 느낌이 들면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한 발에 3회씩,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딛기 전 침대에서 해주면 기상 직후 통증을 줄이는 데 특히 도움이 된다.
바닥에 앉거나 서서 하는 공 굴리기 마사지도 효과적이다. 테니스공이나 골프공을 발바닥 아치 아래에 두고 뒤꿈치부터 발가락 방향으로 1~2분간 지그시 눌러 굴린다. 뭉친 근막이 풀리면서 발바닥이 한결 가벼워진다. 여기에 바닥에 수건을 펼쳐 놓고 발가락으로 집어 올리는 수건 집기 운동을 하루 10회씩 더하면 아치를 받치는 발 속 근육까지 단련할 수 있다.
발 관리에서 의외로 중요한 부위가 종아리다. 족저근막은 아킬레스건을 거쳐 종아리 근육과 하나의 연결선처럼 이어져 있어, 종아리가 굳으면 족저근막이 받는 장력도 커진다. 벽을 짚고 한쪽 다리를 뒤로 뻗어 뒤꿈치를 바닥에 붙인 채 20~30초간 종아리를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좌우 번갈아 해주면 발바닥의 부담을 함께 덜 수 있다.
생활 습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쿠션이 충분하고 아치를 받쳐주는 신발을 고르고, 밑창이 닳은 운동화는 미련 없이 교체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도 딱딱한 맨바닥보다는 슬리퍼나 매트를 활용하면 발의 피로가 줄어든다. 최근 유행하는 맨발 걷기는 발 근육을 자극하는 장점이 있지만, 이미 발뒤꿈치 통증이 있는 상태라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상태를 보아가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발바닥 통증은 초기에 관리하면 스트레칭과 생활 교정만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만성화되기 쉽다. 아침 통증이 몇 주 이상 지속되거나, 걷기 힘들 정도의 통증·부기·저림이 동반된다면 자가 관리에 의존하지 말고 정형외과 등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