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에서 호흡에 집중하며 필라테스 동작을 수행하는 모습. 사진=Unsplash」
운동을 시작하면 우리는 흔히 동작의 크기나 횟수에 집중한다. 그러나 필라테스를 비롯한 많은 코어 운동에서 정작 효과를 좌우하는 것은 '어떻게 숨을 쉬는가'다. 호흡은 단순히 산소를 들이는 일을 넘어, 몸속 깊은 근육을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호흡을 의식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운동 효과는 크게 달라진다.
우리 몸통 안쪽에는 '심부 코어'라 불리는 근육들이 상자처럼 둘러싸고 있다. 위쪽 뚜껑은 호흡을 담당하는 횡격막, 아래쪽 바닥은 골반저근, 옆과 앞은 복부 가장 안쪽의 복횡근이다. 숨을 들이쉬면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가고 내쉬면 다시 올라오면서 이 근육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움직인다. 즉 호흡을 제대로 다루면 따로 힘을 주지 않아도 코어가 부드럽게 활성화된다.
필라테스에서 강조하는 호흡은 배를 크게 부풀리는 복식호흡과는 조금 다른 '흉곽 호흡(측방 호흡)'이다. 숨을 들이쉴 때 배를 앞으로 내미는 대신, 갈비뼈가 양옆과 등 쪽으로 넓어지는 느낌을 살린다. 이렇게 하면 복부를 살짝 단단하게 유지한 상태에서도 충분히 깊게 숨을 쉴 수 있어, 코어의 긴장을 풀지 않으면서 호흡이 가능해진다.
연습은 누운 자세에서 시작하면 쉽다. 무릎을 세우고 천장을 보고 누운 뒤, 양손을 갈비뼈 옆에 가볍게 얹는다. 코로 숨을 들이쉬며 손이 옆으로 밀려나는지 느끼고, 입으로 '후~' 하고 길게 내쉬며 갈비뼈가 다시 모이는 감각을 확인한다. 내쉬는 끝에 배꼽을 등 쪽으로 살짝 당기듯 조이면 복횡근이 켜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과정을 5~10회 반복한다.
호흡이 익숙해지면 동작과 짝지어야 한다. 필라테스의 기본 원칙은 '준비는 들숨, 힘쓰는 순간은 날숨'이다. 상체를 들어 올리거나 다리를 뻗는 등 힘이 들어가는 구간에서 숨을 내쉬면, 코어가 단단해진 상태에서 동작을 수행하게 되어 허리에 가는 부담이 줄고 움직임이 안정된다. 반대로 힘쓰는 순간 숨을 참으면 혈압이 오르고 근육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숨을 들이쉴 때 어깨를 위로 들썩이는 것이다. 어깨가 올라가면 목과 승모근에 불필요한 긴장이 쌓인다. 호흡은 어깨가 아니라 갈비뼈에서 일어나야 한다. 또 내쉴 때 배를 너무 강하게 집어넣어 숨을 끝까지 참는 것도 좋지 않다. 코어는 '꽉 조이는' 것이 아니라 '은은하게 켜 두는' 정도가 적당하다.
이 호흡은 매트 위에서만 쓰는 기술이 아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의자에서 일어설 때, 오래 앉아 있다가 자세를 바로잡을 때 잠깐 날숨과 함께 코어를 켜는 습관을 들이면 일상 속 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루 몇 분이라도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면 자율신경이 안정되어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호흡 훈련은 도구 없이 어디서나 할 수 있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운동이다. 다만 호흡할 때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혹은 만성적인 허리·목 통증이 있다면 무리하지 말고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자가 운동에만 의존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