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슬로우조깅' 열풍…쉽고 편한데 운동 효과는 ‘만점’

노래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의 속도 유지 짧고 경쾌한 보폭…걷다 뛰다 반복도 오케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여전히 러닝 열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빨리 뛸 자신도, 의욕도 없는 사람들에게 ‘슬로우조깅(Slow jogging)’이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빨리 뛰지 않아도 되고, 숨도 차지 않는다니 운동이 될까 싶지만 다양한 결과가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이 운동을 개발한 일본 후쿠오카 대학 스포츠과학부 다나카 히로아키 교수는 “옆 사람과 웃으며 대화할 수 있는 속도로 달릴 때 우리 몸의 건강 스위치가 가장 효율적으로 켜진다”고 말했다. 2018년 ‘스포츠의학 및 과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 등에 따르면 슬로우조깅 같은 중강도 운동이 고강도 운동보다 체지방을 연소시키는 효율이 높을 수 있으며 심혈과 건강 개선과 스트레스 감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숨이 차도록 힘들게 뛰는 운동은 우리 몸의 탄수화물 에너지인 ‘글리코겐’을 단시간에 태워버린다. 하지만 편안한 속도로 느리게 달리는 것은 지방을 주 연료로 사용하는 ‘유산소 시스템’을 극대화해 다이어트에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꾸준히 느리게 달리는 것은 혈압과 혈당을 안정시켜 나쁜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을 낮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자에게도 적합하다. 

규칙적인 슬로우조깅은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BDNF)’의 분비를 촉진해 뇌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BDNF는 뇌를 깨우는 ‘천연 영양제’로 뇌세포의 성장을 돕고 기억력,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2020년 ‘네이처’ 자매지는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치매 위험을 낮추고 우울감을 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천천히 달리면 고강도 운동을 했을 때 몸에 축적되는 피로물질 ‘젖산’이 쌓이지 않고 ‘지근’을 사용해 운동할 수 있어 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평소 잘 쓰지 않는 전경골근(정강이뼈 앞 쪽에 길게 붙어있는 근육), 대퇴부 전면(무릎 위 허벅지 전면), 대요근(척추와 허벅지를 연결하는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 

슬로우조깅에도 규칙은 있다. 다나카 교수는 ▲싱글벙글 웃는 얼굴 ▲턱을 들고 시선은 전방 ▲앞꿈치로 착지 ▲팔과 호흡은 자연스럽게 ▲좁은 보폭으로 경쾌하게 등 슬로우조깅의 다섯 가지 규칙을 강조했다. 

우선 턱을 들고 시선은 전방으로 한다. 턱을 들면 자연스레 등이 곧게 펴지고 다리를 들어올리기 편해진다. 다나카 교수는 우선 천천히 편안한 속도로 걷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걷기를 하다가 몸이 어느 정도 활성화 됐을 때 허리와 가슴을 펴고 자연스럽게 달리기를 시작하면 된다. 옆 사람과 편안하게 대화하거나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으면 딱 적당한 속도다. 

슬로우조깅의 핵심은 보폭과 착지에 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걷기보다 약간 넓은 정도의 보폭으로 1분에 170~180보(15초에 45보) 정도의 분당 걸음 수를 유지하면 된다. 발은 ‘11자’로 유지하고 앞꿈치로 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꿈치로 먼저 착지하고 뒤꿈치는 살짝 땅에 닿았다 떼는 느낌으로 달리면 발목과 종아리 근육이 충격을 흡수해 무릎으로 전달되는 힘이 줄어든다. 또 무릎이 살짝 굽혀진 상태로 착지되기 때문에 관절 부담이 완화된다. 

몸을 곧게 세우고 무릎과 시선을 정면으로 해 방향성을 앞으로 갖는 것도 신경 쓰도록 하자. 몸을 앞으로 굽혀 발을 뒤로 차게 되면 체중의 부하를 허리가 고스란히 떠안게 돼 무리가 올 수 있다. 팔은 살짝 구부려 주먹을 가볍게 쥔 뒤 명치쪽에 고정하는 것이 에너지 소모도 줄이고 자세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아무리 쉽고 편한 운동이어도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보의 경우 주 3회, 하루 20분부터 시작하고 ‘조깅 1분+걷기 1분’을 한 세트로 묶어 10~15회 반복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