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기를 가르며 야외에서 조깅하는 남성. 사진=Unsplash」
11월에 들어서면서 아침 기온이 한 자릿수로 내려가는 날이 늘고 있다. 여름 내내 이어 오던 아침 달리기나 공원 걷기를 그대로 하려고 문을 나서면, 첫발부터 몸이 잔뜩 움츠러드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운동 자체는 같아도 찬 공기 속에서는 몸이 받아들이는 부담이 확연히 달라진다.
기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열을 지키기 위해 피부 쪽 혈관을 좁힌다. 혈관이 좁아지면 심장은 같은 양의 피를 보내기 위해 더 세게 일해야 하고, 혈압도 평소보다 오르기 쉽다. 근육과 힘줄 역시 온도가 낮을수록 탄력이 떨어져,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갑자기 속도를 내면 종아리나 허벅지 뒤쪽이 당기거나 발목을 접질리는 일이 잦아진다.
그래서 초겨울 야외 운동의 첫 단계는 '집 안에서 몸 데우기'다. 현관을 나서기 전 5분 정도 제자리 걷기, 팔 돌리기, 가벼운 무릎 들어 올리기로 몸에 열을 먼저 만들어 두면 바깥 공기와의 온도 차가 줄어든다. 밖에 나가서도 처음 5~10분은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시작해, 숨이 고르게 차오른 뒤에 강도를 올리는 것이 좋다.
옷은 두꺼운 외투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편이 낫다. 피부에 닿는 첫 겹은 땀을 빠르게 말려 주는 기능성 소재를 고르고, 땀을 머금으면 잘 마르지 않는 면 소재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그 위에 보온용 얇은 플리스나 긴소매 상의를, 가장 바깥에는 바람을 막아 주는 가벼운 바람막이를 걸친다. 운동 중 몸이 데워지면 바깥 겹부터 하나씩 벗어 허리에 묶거나 가방에 넣으면 된다.
옷차림의 기준은 '출발할 때 살짝 서늘한 정도'다. 처음부터 따뜻하게 껴입으면 10분만 지나도 땀이 흥건해지고, 그 땀이 식으면서 오히려 체온을 빼앗긴다. 특히 운동을 마치고 쉬는 순간 젖은 옷이 차갑게 식어 몸이 급격히 떨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땀 배출과 보온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몸통만큼 신경 써야 할 곳이 머리와 손, 목이다. 몸의 끝부분은 혈관이 좁아질 때 가장 먼저 차가워지고, 이곳이 시리면 몸 전체가 움츠러들어 자세까지 흐트러진다. 얇은 비니나 귀를 덮는 밴드, 가벼운 장갑, 목을 감싸는 넥워머 정도만 더해도 체감 온도가 크게 달라진다.
운동 시간대도 조정해 볼 만하다. 해 뜨기 전 새벽은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낮고 어두워 발밑이 잘 보이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해가 어느 정도 올라온 오전이나 점심 무렵으로 옮기고, 이른 시간에 나가야 한다면 밝은 색이나 반사 소재가 들어간 옷을 입어 눈에 잘 띄도록 한다. 바람이 강하거나 미세먼지가 짙은 날은 실내 운동으로 대신하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추운 날에는 갈증을 덜 느껴 물을 거르기 쉽지만, 차고 건조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동안에도 호흡으로 수분은 계속 빠져나간다. 운동 전후로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마시고, 집에 돌아오면 젖은 옷부터 갈아입은 뒤 가볍게 몸을 늘려 주며 마무리한다. 뜨거운 물로 바로 오래 샤워하기보다는 체온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 씻는 편이 몸에 부담이 적다.
평소 혈압이 높거나 심장·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 오랜만에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은 찬 공기 속 고강도 운동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운동 중 가슴이 조이거나 답답한 느낌, 평소와 다른 숨참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따뜻한 곳에서 쉬어야 하며, 증상이 심하거나 반복된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