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중 물을 마시며 호흡을 고르는 모습. 사진=Unsplash」
아침저녁 공기가 차가워지면 운동할 때 땀이 확실히 줄어든다. 여름 내내 들고 다니던 물병을 슬그머니 가방에서 빼는 것도 이맘때다. 하지만 땀이 덜 보인다고 몸에서 빠져나가는 수분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선선한 계절일수록 '갈증 없는 탈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기온이 낮아지면 뇌가 갈증 신호를 보내는 민감도가 떨어진다. 몸은 수분이 부족한데 목은 마르지 않는 상태가 생기는 것이다. 여기에 가을·겨울의 건조한 공기는 숨을 내쉴 때마다 수분을 더 많이 가져간다. 운동으로 호흡이 빨라지면 이 손실은 더 커진다. 두꺼운 운동복 속에서 증발하는 땀도 눈에 잘 띄지 않아 실제 손실량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수분이 체중의 1~2%만 줄어도 운동 능력은 눈에 띄게 떨어진다. 같은 속도로 걷거나 뛰어도 심박수가 더 빨리 오르고, 쉽게 지치며 집중력이 흐려진다. 근육으로 가는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쥐가 나거나 운동 후 피로가 오래 남기도 한다. 필라테스처럼 정교한 움직임이 필요한 운동에서는 동작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이어진다.
수분 보충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가 출발점이다. 운동 2시간 전쯤 물 한두 컵(약 400~500ml)을 나눠 마시고, 시작 직전에 한 컵을 더 마셔 두면 좋다. 한꺼번에 많이 들이켜면 속이 더부룩하고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니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핵심이다.
운동 중에는 목이 마르기를 기다리지 말고 15~20분 간격으로 한두 모금씩 마신다. 1시간 이내의 걷기, 필라테스, 근력운동이라면 맹물로 충분하다. 다만 1시간 이상 이어지는 고강도 운동이나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나트륨 등 전해질이 함께 들어 있는 음료를 일부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이 끝난 뒤에는 잃어버린 수분을 채워야 한다. 간단한 기준은 소변 색이다. 옅은 레몬색이면 양호하고, 진한 노란색이라면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운동 전후 체중을 재 볼 수 있다면 줄어든 체중 1kg당 물 1~1.5L를 몇 시간에 걸쳐 나눠 마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차가운 물이 부담스러운 계절에는 미지근한 물이나 따뜻한 보리차처럼 카페인이 없는 차로 대신해도 좋다. 국물 요리, 과일, 채소도 수분 공급원이 된다. 반면 커피나 술은 이뇨 작용이 있어 운동 직후 수분 보충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실내 운동 공간이 건조하다면 가습기나 환기로 습도를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분 섭취는 습관의 문제다. 운동 가방에 늘 물병을 챙기고, 세트 사이나 동작 전환 시점마다 한 모금을 마시는 식으로 루틴에 붙여 두면 잊지 않는다. 다만 심장·신장 질환 등으로 수분 섭취 제한을 안내받은 경우에는 반드시 담당 의사의 지시를 따르고, 운동 중 심한 어지럼증이나 두통, 근육 경련이 반복되면 무리하지 말고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