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대화를 나누며 가볍게 달리는 사람들. 사진=Unsplash」
달리기를 시작하면 많은 사람이 '숨이 턱까지 차야 제대로 운동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구력의 바탕을 다지는 데에는 오히려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편안한 강도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운동 생리학에서 흔히 '존2(Zone 2)'라고 부르는 중저강도 유산소 구간이다.
운동 강도는 보통 심박수를 기준으로 다섯 구간으로 나눈다. 존1은 산책 수준의 아주 가벼운 활동, 존5는 몇십 초도 버티기 힘든 최대 강도다. 존2는 그 사이에서 '조금 숨은 차지만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 정도로, 일반적으로 최대 심박수의 약 60~70% 범위에 해당한다.
이 강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몸이 산소를 활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능력을 꾸준히 단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존2 운동을 반복하면 근육 속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좋아지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도가 높지 않아 피로가 덜 쌓이니 자주, 오래 지속하기 쉽다는 점도 장점이다.
내 존2 강도는 어떻게 찾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토크 테스트'다. 운동 중 옆 사람과 한두 문장을 무리 없이 이어 말할 수 있으면 존2, 단어만 겨우 내뱉게 되면 강도가 높은 것이다. 스마트워치를 쓴다면 '220-나이'로 최대 심박수를 어림잡은 뒤 그 60~70%를 목표로 삼되, 개인차가 크므로 참고값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다.
종목은 무엇이든 괜찮다. 천천히 달리는 조깅, 빠르게 걷기, 실내 자전거, 수영, 오르막 걷기 모두 존2 운동이 될 수 있다. 달리기 초보라면 처음부터 계속 뛰기보다 '3분 걷기+2분 가벼운 달리기'를 반복하며 대화가 가능한 강도를 유지하는 방식부터 시작해 보자.
권장 루틴은 한 번에 30~60분, 주 3~4회 정도다. 바쁘다면 20~30분이라도 꾸준히 하는 편이 낫다. 일주일 유산소 운동 시간의 상당 부분을 존2로 채우고, 나머지 일부를 인터벌처럼 숨이 찬 고강도 운동에 배분하면 기초 체력과 순발력을 함께 챙길 수 있다.
주의할 점도 있다. 처음에는 '이렇게 천천히 뛰어도 되나' 싶을 만큼 속도가 느리게 느껴질 수 있는데, 조급하게 속도를 올리면 금세 존3 이상으로 넘어간다. 기록보다 호흡과 대화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삼자. 기온이 떨어지는 늦가을에는 5분 정도 가볍게 걸으며 몸을 데운 뒤 시작하고, 땀이 식지 않도록 겹쳐 입는 옷차림을 권한다.
존2 운동은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할수록 차이가 드러나는 '체력의 기초 공사'다. 다만 고혈압·심장 질환 등 지병이 있거나 운동 중 가슴 통증, 심한 어지럼증, 평소와 다른 숨참이 나타난다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증상이 심하면 전문의 진단을 받아 자신에게 맞는 운동 강도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