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버린 등 윗부분을 풀어주는 것만으로 어깨와 목의 부담이 줄어든다. 사진=Unsplash」
어깨가 늘 무겁고 결린다. 손으로 주무르고, 마사지건을 대고, 파스를 붙여도 그때뿐이다. 이런 경험이 반복된다면 문제의 자리를 잘못 짚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픈 곳과 원인이 되는 곳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깨 결림의 배후로 자주 지목되는 부위가 바로 등 한가운데, 갈비뼈가 붙어 있는 척추 구간인 흉추다.
척추는 목(경추)·등(흉추)·허리(요추)로 나뉘고, 구간마다 역할이 다르다. 목과 허리는 상대적으로 잘 움직여야 하는 구간이고, 흉추는 그 사이에서 몸통을 돌리고 펴는 회전과 신전을 담당한다. 그런데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면 흉추는 앞으로 둥글게 말린 상태로 고정된다. 관절은 쓰지 않는 방향으로 서서히 굳고, 등은 점점 펴지지 않는 판자처럼 변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몸은 필요한 움직임을 어떻게든 만들어낸다. 등이 못 펴지면 대신 목이 앞으로 빠지고, 팔을 머리 위로 올릴 때 부족한 각도를 어깨 관절이 무리해서 메운다. 결국 굳은 흉추의 몫을 목과 어깨가 대신 떠안는 셈이다. 어깨와 목만 아무리 풀어도 며칠 뒤 같은 자리가 다시 아픈 이유가 여기에 있다.
등이 굽으면 호흡도 얕아진다. 갈비뼈는 흉추에 연결되어 있어 등이 말리면 갈비뼈가 벌어질 공간이 줄어든다. 깊은 숨이 어려워지니 자연스럽게 목과 어깨 주변의 보조 호흡근이 과하게 동원되고, 이 근육들은 하루 종일 긴장 상태에 놓인다. 목덜미가 늘 뻣뻣하다는 느낌은 자세뿐 아니라 호흡 패턴의 결과이기도 하다.
내 등이 얼마나 굳었는지는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아 양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골반은 정면에 고정한 채 상체만 좌우로 돌려본다. 좌우 회전 각도가 확연히 차이 나거나, 돌릴 때 허리가 먼저 따라 움직인다면 흉추가 아니라 허리로 보상하고 있다는 신호다. 벽에 등을 대고 서서 양팔을 만세 하듯 벽에 붙일 때 허리가 뜬다면 역시 등 신전이 부족한 경우다.
되살리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첫째, 의자에 앉아 등받이 상단에 등 윗부분을 걸치고 가슴을 천천히 열며 3~5회 호흡한다. 둘째, 네발 기기 자세에서 한 손을 뒤통수에 대고 팔꿈치를 천장 방향으로 열어 상체를 회전하는 동작을 좌우 8회씩 반복한다. 셋째, 폼롤러를 등 아래 가로로 놓고 무릎을 세운 채 위치를 조금씩 옮기며 등을 젖힌다. 어느 동작이든 허리를 꺾어 각도를 만들지 말고, 갈비뼈 뒤쪽이 벌어지는 느낌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빈도다. 하루에 몰아서 20분 하는 것보다 한두 시간마다 1~2분씩 등을 펴주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관절 가동성은 근력처럼 무겁게 쌓는 것이 아니라 자주 사용해 유지하는 성질에 가깝다. 앉은 자리에서 팔을 위로 뻗고 시선을 살짝 들어 등을 펴는 정도로도, 굳어가는 방향을 되돌리는 데는 충분한 자극이 된다.
다만 목을 돌릴 때 팔이 저리거나, 특정 각도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오거나, 밤에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는 단순한 자세 문제로 보기 어렵다. 스트레칭을 며칠 해도 증상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심해진다면,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