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살이 아니라 근육이 빠진 것… 소리 없이 진행되는 '근감소증', 지금부터 막는 법

근육량은 30대부터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방치하면 노년기 근감소증으로 이어진다. 체중계 숫자만으로는 알아채기 어려운 근육 손실의 신호와, 저항운동·단백질·일상 활동으로 근육을 지키는 실천법을 정리했다.

트레이너와 함께 근력운동을 하는 중년 여성

「트레이너와 함께 근력운동을 하는 중년 여성. 사진=Unsplash」

거울 속 몸매가 예전 같지 않을 때 흔히 "나잇살이 붙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체중이 그대로인데도 몸이 무거워지고 힘이 떨어졌다면, 늘어난 것은 지방이고 줄어든 것은 근육일 가능성이 크다. 근육량은 대체로 30대부터 서서히 줄기 시작해, 별다른 관리 없이 지내면 해마다 조금씩 감소한다. 이런 변화가 오래 누적돼 근육량과 근력이 기준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근감소증이라고 부른다.

근감소증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힘이 약해지는 것"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근육은 몸을 움직이는 엔진인 동시에 혈당을 저장하고 소모하는 대사 기관이다. 근육이 줄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쉽게 찌고, 혈당 조절 능력도 함께 나빠진다. 하체 근육이 약해지면 걸음이 느려지고 균형을 잡기 어려워져 낙상과 골절 위험이 커진다.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결국 근육인 셈이다.

문제는 근육 손실이 소리 없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체중계 숫자는 근육이 지방으로 바뀌어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 대신 일상 속 신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 자신도 모르게 팔걸이를 짚는다면, 예전보다 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면, 페트병 뚜껑이나 잼 병을 여는 일이 부쩍 힘들어졌다면 근력 저하를 의심해볼 수 있다. 종아리 가장 두꺼운 부분의 둘레를 재보는 것도 간단한 자가 점검법으로 활용된다.

근감소증을 막는 첫 번째 열쇠는 저항운동이다.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만으로는 근육량을 유지하기 어렵다. 스쿼트, 런지, 팔굽혀펴기처럼 근육에 부하를 주는 운동을 주 2~3회, 부위를 나눠 꾸준히 하는 것이 기본이다. 무거운 기구가 없어도 된다. 자기 체중을 이용한 동작부터 시작해 밴드나 가벼운 덤벨로 점차 강도를 올리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약간 힘들다"고 느껴지는 수준까지 근육을 써주는 것이다.

특히 신경 써야 할 부위는 하체다. 몸 전체 근육의 상당 부분이 엉덩이와 허벅지에 몰려 있고, 일어서기·걷기·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 동작을 모두 하체가 담당한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를 한 세트에 10회씩, 하루 두세 세트만 반복해도 훌륭한 하체 운동이 된다. 운동할 시간이 마땅치 않다면 양치질하는 동안 발뒤꿈치 들기, TV를 보며 무릎 펴기처럼 생활 속 틈새 동작부터 붙여보는 것이 좋다.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단백질 섭취다. 근육은 운동으로 자극을 받고 단백질을 재료로 회복되며 자란다. 나이가 들수록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어도 근육 합성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젊을 때보다 오히려 더 신경 써서 챙겨야 한다. 살코기, 생선, 달걀, 두부, 콩, 유제품 등을 세 끼에 고르게 나눠 먹는 것이 한 끼에 몰아 먹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아침 식사에서 단백질이 빠지기 쉬운 만큼 달걀이나 두유, 그릭요거트 등으로 보완하면 좋다.

수면과 활동량도 근육을 지키는 조용한 조력자다. 근육은 운동하는 동안이 아니라 쉬고 자는 동안 회복되고 만들어진다. 잠이 부족하면 근육 분해가 촉진되고 회복이 더뎌진다. 또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생활 자체가 근육 손실을 앞당기므로, 한 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 몸을 움직이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는 습관이 근육 통장의 잔고를 지켜준다.

근육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지만,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30~40대부터 저축하듯 쌓아둔 근육이 노년의 건강 수명을 결정한다. 다만 뚜렷한 이유 없이 근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걷기·일어서기 같은 기본 동작이 힘들 정도로 약해졌다면 단순한 노화가 아닐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