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스트레칭으로 굳은 목과 어깨를 풀어주는 모습. 사진=Unsplash」
출근길 지하철, 사무실 책상, 잠들기 전 침대까지. 현대인의 하루는 고개를 숙인 채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채워져 있다. 문제는 이 자세가 목뼈에 얹는 하중이다. 성인의 머리 무게는 약 5kg 안팎이지만, 고개를 15도만 앞으로 숙여도 경추가 감당하는 부하는 12kg 수준으로 늘어난다. 45도까지 숙이면 20kg이 넘는 무게가 목에 실린다. 볼링공 네 개를 목 위에 올려놓고 하루를 보내는 셈이다.
이런 자세가 반복되면 목뼈의 정상적인 C자 곡선이 점차 펴지면서 머리가 어깨보다 앞으로 나온 자세, 이른바 거북목(전방머리자세)이 자리 잡는다. 거북목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화면을 볼 때마다 목 뒤 근육이 앞으로 쏠린 머리를 붙잡느라 과도하게 긴장하고, 가슴 앞 근육은 짧아지며, 어깨는 안으로 말린다. 이 패턴이 몇 달, 몇 년 쌓이면서 몸이 그 자세를 기본값으로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신호는 목에만 나타나지 않는다. 오후만 되면 목덜미와 어깨 사이가 돌처럼 뭉치고, 이유 없는 두통이 뒷머리에서 시작돼 관자놀이로 번진다. 목 주변 근육이 굳으면서 신경이 자극되면 팔이나 손끝이 저릿한 느낌이 생기기도 한다. 집중력 저하와 만성 피로도 흔한 동반 증상이다. 머리를 지탱하는 근육이 하루 종일 과로하고 있으니 몸 전체의 에너지가 새는 것과 같다.
내 목 상태는 간단히 점검할 수 있다. 벽에 등을 대고 편하게 선 뒤 뒤통수, 등, 엉덩이, 발뒤꿈치가 벽에 닿는지 확인해 보자. 뒤통수가 벽에 닿지 않거나, 닿게 하려면 턱이 하늘로 들리는 느낌이 든다면 머리가 이미 앞으로 나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옆모습 사진을 찍어 귓구멍이 어깨 중앙보다 앞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손쉬운 방법이다.
교정의 핵심 동작은 턱 당기기(친 턱, chin tuck)다. 허리를 펴고 앉아 시선은 정면에 둔 채, 턱을 뒤로 수평하게 당겨 뒤통수를 벽 쪽으로 민다는 느낌을 만든다.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니라 이중 턱을 만드는 방향이다. 5초간 유지하고 힘을 빼는 동작을 10회, 하루 3세트면 충분하다. 앞으로 나온 머리를 제자리로 불러들이고, 잠들어 있던 목 앞쪽 깊은 근육을 깨우는 가장 검증된 동작이다.
짧아진 가슴 근육을 늘려주는 것도 같이 해야 효과가 오래간다. 문틀에 양쪽 팔꿈치를 어깨 높이로 대고 한 발을 앞으로 내디디며 가슴을 여는 스트레칭을 20~30초, 하루 2~3회 해보자. 여기에 양쪽 어깨뼈를 등 뒤 가운데로 모아 5초간 조이는 동작을 더하면, 말린 어깨를 뒤에서 잡아주는 등 근육까지 함께 강화된다. 목만 따로 고치려 하기보다 가슴을 열고 등을 세우는 것이 거북목 교정의 정석이다.
환경을 바꾸는 것도 운동만큼 중요하다. 모니터 상단이 눈높이와 비슷하거나 살짝 아래에 오도록 높이고, 스마트폰은 가슴이 아니라 눈높이 가까이 들어 올려 보는 습관을 들이자. 어떤 좋은 자세도 오래 유지하면 몸에는 부담이 되므로, 30~40분마다 한 번씩 일어나 목과 어깨를 가볍게 돌려주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 알림을 설정해 두는 것만으로도 목이 받는 하루 누적 부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목 통증과 함께 팔의 저림이나 힘 빠짐이 계속되거나, 두통이 잦아지고 통증이 몇 주 이상 이어진다면 단순한 근육 긴장이 아니라 목 디스크 등 다른 문제가 숨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자가 운동으로 버티지 말고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한 뒤 운동을 이어가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