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한 번에 당황했다면… 말 못 하고 참아온 '골반저근'을 되살리는 법

몸속 가장 아래에서 장기를 받치고 코어의 바닥을 이루는 골반저근. 출산과 노화, 오래 앉는 습관으로 약해지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방치되기 쉽다. 골반저근이 하는 일과 약해졌을 때 나타나는 신호, 그리고 호흡과 함께 제대로 훈련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골반저근은 코어의 바닥을 이루는 근육으로, 호흡과 함께 움직인다. 사진=Unsplash

「골반저근은 코어의 바닥을 이루는 근육으로, 호흡과 함께 움직인다. 사진=Unsplash」

재채기나 기침을 하다가 순간 당황했던 경험, 무거운 짐을 들 때 아랫배에 힘이 빠지는 느낌, 화장실을 참기 어려워진 변화. 이런 신호들은 나이 탓이나 개인적인 문제로 여겨져 조용히 넘어가기 쉽다. 하지만 상당수는 몸속 가장 아래에 자리한 근육, 골반저근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골반저근은 치골에서 꼬리뼈까지 골반 바닥을 해먹처럼 가로지르는 근육 다발이다. 방광과 장, 여성의 경우 자궁까지 장기를 아래에서 받쳐주고, 배출을 조절하는 괄약 기능을 담당한다. 동시에 복압을 조절하는 코어의 한 축이기도 하다. 흔히 코어라고 하면 복근만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위쪽의 횡격막, 앞뒤를 감싸는 복횡근과 다열근, 그리고 바닥의 골반저근이 하나의 통처럼 맞물려 작동한다. 이 중 바닥이 무너지면 나머지가 아무리 튼튼해도 압력이 새어 나간다.

문제는 이 근육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팔다리 근육은 힘이 빠지면 금방 알아차리지만, 골반저근은 약해져도 통증이 없고 겉모습도 달라지지 않는다. 출산과 임신, 폐경 전후의 호르몬 변화, 만성 변비로 인한 반복적인 힘주기, 오래 앉아 있는 생활, 급격한 체중 증가, 만성 기침 등이 서서히 부담을 누적시킨다. 남성도 예외가 아니어서, 전립선 수술 이후나 나이가 들면서 같은 문제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약해진 골반저근이 보내는 신호는 생각보다 구체적이다. 웃거나 뛸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 소변이 급하게 마려운 절박감, 아랫배나 회음부가 묵직하게 눌리는 느낌, 배가 앞으로 볼록하게 밀려 나오는 체형 변화, 허리 통증이 반복되는데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 등이다. 특히 마지막 항목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코어의 바닥이 압력을 잡아주지 못하면 허리 근육이 대신 과부하를 떠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골반저근이 지나치게 긴장해 있는 경우도 있다. 늘 힘을 주고 있는 상태가 이어지면 근육이 이완하지 못해 오히려 배출이 어려워지고, 골반 주변이 뻐근하거나 성교통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사람에게 무작정 조이는 운동을 시키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그래서 골반저근 훈련의 출발점은 무조건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조이고 푸는 감각을 정확히 구분해내는 데 있다.

훈련의 핵심은 호흡과 연결하는 것이다. 코로 숨을 들이마실 때 횡격막이 내려가면서 골반저근도 함께 아래로 부드럽게 내려가고, 입으로 내쉴 때 자연스럽게 위로 끌려 올라간다. 이 리듬을 따라가면 된다.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편안하게 숨을 들이마신 뒤, 내쉬면서 소변을 참듯 아래쪽을 안쪽 위로 살짝 끌어올린다는 느낌으로 3~5초 유지한다. 다시 들이마시면서 완전히 힘을 푼다. 조이는 시간만큼 푸는 시간도 반드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10회 정도를 한 세트로, 하루 두세 번이면 충분하다.

흔한 실수 몇 가지는 피해야 한다. 엉덩이나 허벅지 안쪽, 배에 힘을 잔뜩 주는 것은 골반저근이 아니라 주변 근육을 쓰는 것이다. 숨을 참는 것도 금물이다. 오히려 복압이 올라가 골반 바닥을 아래로 밀어낸다. 소변을 보는 도중에 끊어보는 방식으로 연습하는 것도 권장되지 않는다. 방광을 비우는 정상적인 반사를 방해할 수 있어, 감각을 한두 번 확인하는 용도 이상으로 반복해서는 안 된다.

생활 습관도 함께 손봐야 효과가 오래간다. 변기에 오래 앉아 힘을 주는 습관을 줄이고,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로 배변을 부드럽게 만든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숨을 참지 말고 내쉬면서 들어 올린다. 오래 앉아 있다면 한 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 걷고, 앉을 때 다리를 꼬거나 골반을 뒤로 말아 앉는 자세를 피한다. 필라테스나 요가처럼 호흡과 코어를 함께 다루는 운동은 골반저근 감각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지만, 어떤 동작에서도 아랫배를 억지로 밀어내는 힘주기는 피하는 편이 좋다.

골반저근 훈련은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보통 6주에서 12주 정도 꾸준히 해야 차이를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요실금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이거나, 아래로 무언가 빠지는 듯한 느낌이 뚜렷하거나, 골반 통증이 지속된다면 혼자 운동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산부인과·비뇨의학과나 골반저 재활을 다루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근육이 약한 것인지 과도하게 긴장한 것인지에 따라 처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하다면 미루지 말고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