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중 수분 섭취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나눠 마시는 것이 원칙이다. 사진=Unsplash」
운동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입이 마르고 목이 탄다. 그제서야 물병을 찾는 사람이 많지만, 갈증은 몸이 보내는 첫 신호가 아니라 상당히 늦은 신호다. 인체는 이미 체내 수분이 일정 수준 이상 빠져나간 뒤에야 갈증 중추를 자극한다. 즉 목이 마르다고 느꼈을 때는 이미 가벼운 탈수 상태에 들어선 경우가 많다.
수분이 부족해지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혈액이다. 땀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면 혈액량이 줄고, 같은 양의 산소를 근육으로 보내기 위해 심장은 더 빠르게 뛰어야 한다. 체중의 2% 정도만 수분이 손실돼도 지구력이 떨어지고, 평소보다 같은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며, 심박수가 쉽게 올라간다. 집중력과 반응 속도가 둔해져 자세가 흐트러지고 부상 위험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수분 섭취는 '운동 중에 마시는 것'이 아니라 '운동 전부터 준비하는 것'으로 접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운동 시작 2시간 전쯤 400~500mL 정도의 물을 천천히 마셔 두고, 운동 직전 10~20분 사이에 한 컵 정도를 추가로 마시는 방식이 권장된다. 한꺼번에 들이켜면 위가 출렁이고 속이 불편해질 수 있으므로 나눠 마시는 것이 핵심이다.
운동 중에는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15~20분 간격으로 100~200mL씩, 그러니까 서너 모금 정도를 규칙적으로 마시는 것이 좋다. 차가운 물은 흡수가 빠르고 체온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얼음처럼 지나치게 찬 물은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시원한 정도가 적당하다. 실내 운동이라도 냉방 환경에서는 땀이 빨리 증발해 손실량을 과소평가하기 쉬우니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이 끝난 뒤에는 얼마나 잃었는지를 기준으로 채워야 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운동 전후 체중을 재보는 것이다. 줄어든 체중은 대부분 빠져나간 수분이며, 감소한 무게 1kg당 1~1.5L를 몇 시간에 걸쳐 나눠 마시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소변 색도 좋은 지표다. 옅은 밀짚색이면 적절하고, 진한 노란색이나 갈색에 가까우면 수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물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땀에는 나트륨과 칼륨 같은 전해질이 함께 빠져나가는데, 이때 물만 과하게 마시면 오히려 혈중 나트륨 농도가 묽어져 두통이나 메스꺼움, 무기력감이 나타날 수 있다. 한 시간 이내의 가벼운 운동이라면 물로 충분하지만, 한 시간을 넘겨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이나 무더운 날의 야외 활동에서는 전해질이 든 음료나 가벼운 소금기 있는 간식을 함께 챙기는 편이 낫다. 다만 당분이 많은 음료는 열량 부담이 있어 운동 강도와 시간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평소 생활에서의 수분 관리도 중요하다. 커피나 차를 즐긴다면 이뇨 작용을 고려해 물을 별도로 챙기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컵, 식사 사이사이 한 컵씩 정해 두면 갈증에 의존하지 않고도 일정한 리듬을 만들 수 있다. 물병을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 단순한 방법만으로도 하루 섭취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반대로 심장이나 신장 질환이 있거나 수분 섭취량을 제한하라는 안내를 받은 경우에는 임의로 양을 늘리지 말고 의료진의 기준을 따라야 한다.
수분 섭취는 특별한 장비도, 시간도 필요 없는 가장 손쉬운 컨디션 관리법이다. 갈증이 오기 전에, 조금씩, 규칙적으로. 이 세 가지만 지켜도 같은 운동에서 몸이 훨씬 가볍게 반응한다. 다만 운동 중 어지럼증이나 심한 두통, 메스꺼움, 근육 경련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수분 부족을 넘어선 문제일 수 있으므로 운동을 중단하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