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강도는 시간보다 심박수로 판단하는 편이 정확하다. 사진=Unsplash」
운동을 꾸준히 하는데도 몸이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다. 이유를 물어보면 대개 시간을 이야기한다. 매일 한 시간씩 걷는다, 주 3회 헬스장에 간다는 식이다. 그런데 같은 시간을 움직여도 결과가 갈리는 결정적인 변수는 시간이 아니라 강도다. 몸은 지금까지 익숙했던 수준보다 조금 더 힘든 자극을 받았을 때 비로소 심장과 근육을 바꾸기 시작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강도를 감으로 판단한다는 점이다. 땀이 났으니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숨이 턱까지 차야 제대로 한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땀은 기온과 습도, 옷차림에 더 크게 좌우되고, 숨이 차는 정도도 컨디션에 따라 매일 달라진다. 감각만 믿으면 어떤 날은 지나치게 약하게, 어떤 날은 무리하게 운동하기 쉽다.
그래서 기준으로 삼기 좋은 것이 심박수다. 심박수는 지금 심장이 얼마나 일하고 있는지를 숫자로 보여 주는 가장 직접적인 신호다. 출발점은 최대심박수인데, 가장 널리 쓰이는 간이 계산식은 220에서 나이를 빼는 방식이다. 마흔 살이라면 대략 180회, 예순 살이라면 160회 정도가 기준이 된다. 어디까지나 평균에 기반한 추정치이므로 절대적인 수치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이 최대심박수를 기준으로 강도를 나누면 목적이 뚜렷해진다. 50~60% 구간은 몸을 데우고 회복을 돕는 아주 가벼운 영역이고, 60~70%는 지방을 오래 태우면서 부담 없이 지속할 수 있는 구간이다. 70~80%는 심폐 기능 자체를 끌어올리는 영역으로, 체력 향상을 원한다면 일주일에 몇 차례는 이 구간을 경험하는 편이 좋다. 80% 이상은 짧게 치고 빠지는 고강도 영역이라 충분한 회복이 뒤따라야 한다.
스마트워치나 심박 측정 기기가 없다면 이른바 대화 테스트로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운동 중에 문장을 편하게 이어 말할 수 있다면 가벼운 강도, 짧은 문장은 말할 수 있지만 노래를 부르기는 어렵다면 중간 강도, 몇 단어밖에 내뱉지 못한다면 높은 강도다. 세계 여러 기관의 신체활동 권고에서 말하는 ‘중강도 운동’은 대체로 이 중간 구간을 가리킨다.
실전에서는 한 가지 강도만 고집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일주일 운동을 대략 그려 보면, 대부분의 시간은 대화가 가능한 중간 강도로 채우고 한두 번만 조금 더 숨찬 구간을 섞는 구성이 무난하다. 그리고 나머지 날에는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처럼 회복에 가까운 움직임을 두면 좋다. 매일 최대치로 몰아붙이는 방식은 심박수만 높일 뿐, 회복이 따라오지 못해 오히려 성과가 정체되기 쉽다.
운동을 오래 쉬었거나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면 낮은 구간부터 출발해 몇 주에 걸쳐 서서히 올리는 것이 안전하다. 흥미로운 점은 훈련이 쌓일수록 같은 속도로 걸어도 심박수가 덜 오른다는 것이다. 심장이 한 번에 더 많은 피를 내보낼 수 있게 되기 때문인데, 이 변화 자체가 체력이 좋아졌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다. 안정 시 심박수를 아침마다 재 두면 그 흐름이 눈에 보인다.
다만 심박수는 참고 지표일 뿐 몸이 보내는 신호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카페인이나 수면 부족, 스트레스, 일부 약물은 심박수를 실제 강도와 무관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 운동 중 가슴 통증이나 조이는 느낌, 어지럼증, 이유 없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이 있다면 즉시 운동을 멈춰야 한다. 심장 질환이나 고혈압을 앓고 있거나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임의로 강도를 조절하기보다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적정 운동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