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 운동은 관절 부담을 줄이면서 근력과 심폐 기능을 함께 자극한다. 사진=Unsplash」
한여름 무더위에 러닝이나 등산이 부담스러운 계절, 수영장으로 눈을 돌릴 때다. 수중 운동은 단순히 시원해서 좋은 것이 아니다. 물이라는 환경 자체가 관절에는 부드럽고 근육에는 도전적인, 땅 위에서는 만들 수 없는 독특한 운동 조건을 제공한다. 무릎이나 허리가 약해 걷기조차 조심스러운 사람에게 수중 운동이 자주 권장되는 이유다.
핵심은 부력이다. 물에 몸을 담그면 부력이 체중을 떠받쳐 관절이 받는 하중이 크게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허리 깊이의 물에서는 체중 부담이 절반 가까이, 가슴 깊이에서는 30% 수준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땅에서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무릎에 실리던 충격이 물속에서는 대부분 사라지는 셈이다. 관절염이 있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 부상 후 회복 중인 사람도 통증 없이 움직임의 양을 늘릴 수 있다.
그렇다고 운동 강도가 낮은 것은 아니다. 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훨씬 높아, 물속에서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전 방향에서 저항이 걸린다. 덤벨처럼 한 방향이 아니라 움직이는 모든 방향으로 근육이 자극되고, 빠르게 움직일수록 저항도 커져 자기 체력에 맞게 강도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같은 시간 걷더라도 물속 걷기는 땅 위 걷기보다 에너지 소모가 큰 이유다.
수압도 조용히 일을 한다. 물이 몸을 사방에서 눌러주는 정수압은 다리에 몰린 혈액과 체액을 심장 쪽으로 밀어 올려 부종 완화와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해 저녁이면 다리가 무거운 사람이라면, 물속에서 걷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장 쉬운 시작은 물속 걷기다. 가슴과 배꼽 사이 깊이의 물에서 상체를 곧게 세우고, 배에 힘을 준 채 팔을 크게 흔들며 걷는다. 보폭은 땅에서보다 조금 크게, 발바닥 전체로 바닥을 밀어낸다는 느낌으로 걷는 것이 좋다. 앞으로 걷기에 익숙해지면 옆으로 걷기, 뒤로 걷기, 무릎을 높이 들어 올리며 걷기를 섞어보자. 자극되는 근육이 달라져 균형 잡힌 하체 운동이 된다. 한 번에 20~30분, 주 3회 정도면 충분한 시작이다.
수영이 가능하다면 선택지는 더 넓어진다. 자유형과 배영은 허리에 부담이 적으면서 심폐 지구력과 상체 근력을 동시에 키워준다. 다만 평영과 접영은 허리와 무릎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 관절이 약한 사람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영법에 자신이 없다면 킥판을 잡고 발차기만 해도 하체와 코어에 충분한 자극이 된다.
주의할 점도 있다. 물속에서는 땀이 나는 것을 느끼기 어렵지만 몸은 계속 수분을 잃고 있으므로, 운동 전후로 물을 챙겨 마셔야 한다. 수영장 바닥은 미끄러워 입수와 퇴수 시 낙상에 유의하고,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가슴까지 잠기는 깊은 물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얕은 깊이부터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식사 직후나 음주 후 입수는 피해야 한다.
수중 운동은 관절을 아끼면서도 근력·심폐·순환을 고루 자극하는 몇 안 되는 운동이다. 다만 무릎이나 허리 통증이 이미 심하거나 물속에서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운동으로 버틸 일이 아니라 정형외과 등 전문의의 진단을 먼저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