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내려올 때 시큰한 무릎… 관절을 지키는 건 결국 '허벅지 근육'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이 시큰거린다면 관절 자체보다 무릎을 받쳐주는 근육이 약해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키우는 방법과, 일상에서 관절을 아끼는 습관을 정리했다.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에는 체중의 여러 배에 달하는 힘이 실린다. 사진=Unsplash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에는 체중의 여러 배에 달하는 힘이 실린다. 사진=Unsplash」

평지를 걸을 때는 멀쩡하다가 계단을 내려올 때만 무릎 앞쪽이 시큰거리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계단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불편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내려오는 동작에서는 근육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체중을 버티는 이른바 신장성 수축이 일어나는데, 이때 무릎 관절에는 평지 보행의 몇 배에 달하는 힘이 실린다. 이 힘을 근육이 충분히 나눠 받지 못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관절과 연골로 향한다.

그래서 무릎 통증을 관절만의 문제로 보는 시각은 절반만 맞다. 무릎은 위로는 허벅지, 아래로는 종아리 근육에 매달려 움직이는 관절이다. 특히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은 무릎을 펴는 힘을 내는 동시에, 착지 순간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무릎은 매 걸음마다 보호막 없이 충격을 받아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무릎이 먼저 늙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실은 다리 근육이 먼저 줄어들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무릎이 아프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오히려 악순환을 만든다. 통증 때문에 덜 움직이면 근육이 더 빨리 줄고, 근육이 줄면 무릎이 받는 부담이 커져 통증이 심해진다. 관절을 아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관절에 부담이 적은 방식으로 주변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가장 안전한 출발점은 앉거나 누운 자세에서 하는 운동이다. 의자에 등을 붙이고 앉아 한쪽 다리를 천천히 앞으로 펴 3~5초 유지했다가 내리는 동작을 좌우 10~15회씩 반복하면, 무릎을 굽히지 않고도 대퇴사두근을 자극할 수 있다. 바닥에 누워 한쪽 무릎을 세우고 반대쪽 다리를 곧게 편 채 30도 정도만 들어 올리는 동작도 관절 부담이 적어 통증이 있는 시기에 적합하다. 동작은 빠르게 세지 말고, 내리는 구간을 천천히 조절하는 데 집중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통증이 가라앉았다면 선 자세 운동으로 범위를 넓혀도 좋다. 벽에 등을 대고 무릎을 30~45도 정도만 굽혀 버티는 벽 스쿼트는 무릎이 발끝보다 앞으로 나가지 않아 부담이 적다. 의자에서 손을 쓰지 않고 일어났다 앉기를 반복하는 동작도 일상 속에서 하체 근력을 확인하고 키우는 좋은 방법이다. 다만 무릎을 깊게 굽히는 풀스쿼트나 런지는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도하지 않는 편이 좋다.

허벅지 앞쪽만 신경 쓰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엉덩이 옆쪽의 중둔근이 약하면 걸을 때마다 골반이 흔들리고, 그 흔들림이 무릎을 안쪽으로 무너뜨린다. 옆으로 누워 위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리는 동작이나, 탄력밴드를 무릎 위에 걸고 옆으로 걷는 동작을 함께 하면 무릎이 정렬을 유지하기 쉬워진다.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과 종아리 근육의 유연성을 함께 챙기는 것도 관절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일상의 습관이다. 계단을 내려올 때는 난간을 가볍게 잡고 보폭을 줄이면 충격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바닥에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 양반다리로 오래 앉는 자세는 무릎을 깊게 굽히는 만큼 부담이 크므로 되도록 의자를 사용하는 편이 낫다. 체중이 1kg 늘면 걸을 때 무릎이 받는 힘은 그보다 훨씬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체중 관리 역시 가장 효율적인 무릎 관리법 중 하나다.

무릎은 한 번 상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관절이지만, 주변 근육은 나이와 상관없이 다시 키울 수 있다. 하루 10분, 앉아서 다리를 펴는 단순한 동작이라도 몇 주 이상 꾸준히 이어가면 계단을 내려올 때의 불안감이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강도가 아니라 지속성이다.

다만 무릎이 붓거나 열감이 있는 경우, 관절에서 걸리는 느낌이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또는 통증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밤에 잠을 방해할 정도로 심한 경우에는 단순한 근력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이때는 자가 운동을 이어가기보다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상태에 맞는 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