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뒤로 열어주는 스트레칭. 사진=Unsplash」
거울 앞에 편하게 서서 두 팔을 늘어뜨려 보자. 손등이 앞을 향해 보이고 어깨선이 귀보다 앞쪽에 놓여 있다면, 어깨가 안으로 말린 이른바 '라운드 숄더'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통증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굽은 어깨는 목과 등, 팔까지 이어지는 불편함의 출발점이 되곤 한다.
어깨가 말리는 데는 특별한 사건이 필요하지 않다. 하루 대부분을 책상과 스마트폰 앞에서 보내며 팔을 몸 앞쪽으로 모으는 자세가 반복되면, 가슴 앞 근육은 짧게 굳고 등 뒤 근육은 늘어난 채 힘을 잃는다. 여기에 늘 같은 쪽으로만 가방을 메는 습관, 한쪽 팔로만 아이를 안는 자세, 옆으로 웅크려 자는 수면 자세가 더해지면 좌우 균형까지 함께 무너진다.
핵심은 어깨 자체가 아니라 등 뒤에 놓인 견갑골(어깨뼈)이다. 견갑골은 갈비뼈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팔 동작의 토대를 만든다. 이 뼈가 바깥쪽으로 벌어진 채 고정되면 팔을 들어 올릴 때 어깨 관절 안쪽 공간이 좁아지고, 그 안을 지나는 힘줄이 반복적으로 눌리며 뻐근함이나 결림으로 이어진다. 굽은 어깨를 다룰 때 가슴 스트레칭과 등 근육 강화를 함께 해야 하는 이유다.
첫 번째는 굳은 앞쪽을 여는 '문틀 가슴 스트레칭'이다. 문틀 옆에 서서 팔꿈치를 어깨 높이로 굽혀 문틀에 대고, 반대쪽 발을 한 걸음 앞으로 내밀며 상체를 천천히 밀어준다. 가슴 앞쪽이 부드럽게 당기는 지점에서 20~30초 머물고 좌우 세 번씩 반복한다. 통증이 느껴질 만큼 밀지 말고, 호흡을 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등을 깨우는 '견갑골 모으기'다. 의자에 앉거나 선 자세에서 양팔을 옆으로 살짝 벌리고, 등 뒤에서 어깨뼈 두 개를 가운데로 지그시 모은다. 이때 어깨가 위로 솟지 않도록 아래로 눌러 내리는 느낌을 유지한다. 5초 유지 후 힘을 풀며 10회를 한 세트로, 하루 두세 세트면 충분하다. 벽에 등을 대고 하면 자세를 확인하기 쉽다.
세 번째는 '벽 슬라이드'다. 벽에 등과 엉덩이, 뒤통수를 붙이고 서서 양팔을 W 모양으로 벽에 댄 뒤, 손등과 팔꿈치가 벽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며 만세 자세까지 천천히 올렸다 내린다. 처음에는 팔꿈치가 자꾸 벽에서 떨어지는데, 이는 가슴 근육이 짧아졌다는 신호다. 무리해서 붙이려 하기보다 가능한 범위에서 8~10회 반복하며 범위를 넓혀가면 된다.
운동만큼 중요한 것은 환경을 바꾸는 일이다. 모니터 상단을 눈높이에 맞추고, 키보드는 팔꿈치가 몸통 옆에 자연스럽게 붙는 위치에 두는 것만으로 어깨가 앞으로 말릴 여지가 크게 줄어든다. 가방은 양쪽을 번갈아 메거나 배낭 형태로 바꾸고, 30~40분에 한 번은 자리에서 일어나 팔을 뒤로 크게 열어주는 짧은 휴식을 넣는 것이 좋다.
굽은 어깨는 몇 년에 걸쳐 만들어진 결과인 만큼, 며칠 운동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하루 5분이라도 꾸준히 이어갈 때 근육의 길이와 힘의 균형이 서서히 회복된다. 다만 팔을 특정 각도로 들 때 날카로운 통증이 있거나, 밤에 어깨가 아파 잠에서 깨거나, 팔 저림·힘 빠짐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자세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스스로 운동을 이어가기보다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