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야외 운동은 시간대와 강도 조절이 중요하다. 사진=Unsplash」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도 운동 습관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한여름 무더위 속 운동은 평소와 같은 강도라도 몸에 걸리는 부담이 전혀 다르다. 기온과 습도가 높으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로 가는 혈류가 늘어나고, 심장은 같은 운동에도 더 빨리 뛴다. 여기에 땀으로 수분과 전해질까지 빠져나가면 열탈진, 열경련, 심하면 열사병 같은 온열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름 운동은 ‘얼마나 열심히’보다 ‘얼마나 안전하게’가 먼저다.
가장 기본은 시간대 선택이다.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야외 운동을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해가 뜨기 전후의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저녁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다만 열대야가 이어질 때는 저녁에도 습도가 높아 몸이 열을 잘 배출하지 못하므로, 폭염특보가 내려진 날에는 시간대와 관계없이 야외 운동 자체를 실내 운동으로 바꾸는 판단이 필요하다.
운동 강도는 평소의 70~8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안전하다. 더위 속에서는 같은 속도로 걷거나 뛰어도 심박수가 평소보다 10~20회가량 더 올라간다. 기록이나 횟수에 집착하기보다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강도를 기준으로 삼자. 인터벌처럼 심박수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고강도 운동은 더위에 몸이 적응한 뒤로 미루는 편이 좋다. 몸이 더위에 적응하는 데는 보통 1~2주가 걸리므로, 이 기간에는 운동 시간도 평소보다 짧게 잡는다.
수분 보충은 목이 마르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 갈증을 느꼈다면 이미 탈수가 진행된 상태다. 운동 2시간 전부터 물을 한두 컵 마셔두고, 운동 중에는 15~20분마다 한두 모금씩 나눠 마신다. 1시간 이상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이라면 물만 마시기보다 전해질이 포함된 이온음료를 섞어 마시는 것이 근육 경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카페인 음료나 술은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부추기므로 운동 전후에는 피한다.
복장도 체온 조절의 중요한 변수다. 몸에 달라붙는 어두운 색 옷보다 밝은 색의 헐렁하고 통기성 좋은 기능성 소재가 유리하다. 땀에 젖은 면 소재 옷은 열 배출을 막으므로 여름 운동복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야외에서는 챙이 있는 모자와 선크림으로 직사광선을 막고, 그늘이 있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체감 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운동 중 어지럼증, 두통, 메스꺼움, 근육 경련이 나타나거나 갑자기 땀이 멎고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진다면 즉시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서늘한 그늘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풀고, 시원한 물을 조금씩 마시며 목덜미·겨드랑이·사타구니를 시원한 물수건으로 식힌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체온이 급격히 오른 경우는 열사병이 의심되는 응급 상황이므로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야 한다.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수영, 아쿠아로빅처럼 물에서 하는 운동은 체온 부담이 적고, 냉방이 되는 실내에서의 근력운동·필라테스·요가는 폭염과 무관하게 운동량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냉방이 강한 곳에서는 근육이 굳기 쉬우므로 준비운동을 평소보다 꼼꼼히 하는 것이 부상 예방에 좋다.
어린이와 노약자, 고혈압·당뇨·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하므로 폭염 기간에는 야외 운동을 더욱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운동 중 가슴 통증이나 심한 어지럼증이 반복되거나, 더위를 먹은 뒤 컨디션이 며칠째 회복되지 않는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