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벽에 다리를 올리고 쉬는 모습. 사진=Unsplash」
퇴근 무렵 양말을 벗었을 때 고무줄 자국이 선명하게 남거나, 아침에 편하던 신발이 저녁이면 꽉 끼는 느낌이 든다면 다리에 수분과 혈액이 정체돼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하루 대부분을 책상 앞에 앉아 있거나 매장에서 오래 서 있는 사람에게 흔한 증상이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초겨울에는 바깥 활동이 줄고 몸을 움츠린 채 지내는 시간이 늘어 다리가 무겁고 붓는다는 호소가 많아진다.
원인은 의외로 단순하다. 다리로 내려간 혈액은 중력을 거슬러 심장으로 되돌아가야 하는데, 이때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종아리 근육이다. 걷거나 발뒤꿈치를 들 때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면서 그 사이를 지나는 정맥을 짜 주고, 정맥 속 판막이 피가 거꾸로 흐르지 않도록 막아 준다. 이 때문에 종아리를 흔히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가만히 있으면 이 '근육 펌프'가 멈추고, 혈액과 체액이 발목과 종아리에 고이기 쉽다.
가장 기본이 되는 동작은 까치발 들기(카프 레이즈)다. 의자 등받이나 벽을 가볍게 짚고 서서 발을 골반 너비로 벌린 뒤, 발뒤꿈치를 천천히 최대한 높이 들어 올린다. 꼭대기에서 1~2초 멈췄다가 3초 정도에 걸쳐 천천히 내린다. 15회씩 2~3세트가 적당하다. 이때 체중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엄지와 둘째 발가락 쪽으로 바닥을 누르는 느낌을 유지하고, 무릎은 곧게 펴되 잠그지 않는다. 내려올 때 '쿵' 하고 떨어지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어렵다면 앉은 채로 하는 '발목 펌프'가 좋다.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살짝 앞으로 뻗고, 발끝을 몸 쪽으로 최대한 당겼다가 다시 바닥 쪽으로 쭉 미는 동작을 20회 반복한다. 이어서 발목을 바깥쪽, 안쪽으로 크게 10바퀴씩 돌린다. 양쪽을 다 해도 2분이 채 걸리지 않으니 1시간에 한 번씩 알람을 맞춰 두고 습관처럼 해 보자. 회의 중이나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도 티 나지 않게 할 수 있다.
근육을 움직였다면 굳은 종아리를 풀어 주는 스트레칭도 곁들인다. 벽을 마주 보고 서서 두 손으로 벽을 짚고, 한쪽 다리를 뒤로 크게 빼 런지 자세를 만든다. 뒤쪽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인 채 앞쪽 무릎을 천천히 굽히면 종아리 위쪽(비복근)이 당겨진다. 20~30초 유지한 뒤, 이번에는 뒤쪽 무릎을 살짝 굽혀 같은 자세를 취하면 종아리 깊은 곳의 가자미근까지 늘릴 수 있다. 반동 없이 호흡을 이어 가며 양쪽을 번갈아 2회씩 반복한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는 '벽에 다리 올리기'로 다리의 부담을 덜어 준다. 바닥에 누워 엉덩이를 벽 가까이 붙이고 두 다리를 벽에 기대 수직으로 올린 뒤 5~10분간 머무른다. 코로 천천히 들이마시고 입으로 길게 내쉬는 호흡을 곁들이면 몸 전체의 긴장도 함께 풀린다. 허리나 햄스트링이 당긴다면 엉덩이를 벽에서 한 뼘 정도 떼거나 엉덩이 아래에 얇은 쿠션을 받치면 한결 편하다.
운동과 함께 생활 습관도 점검해 보자. 30~5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마시러 가거나 계단을 한 층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종아리 펌프가 다시 작동한다. 짠 음식은 몸에 수분을 붙잡아 두므로 저녁 식사의 국물과 젓갈류는 줄이고, 물은 하루에 나눠 충분히 마신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허벅지와 허리를 조이는 옷을 오래 입는 습관도 순환을 방해한다. 필라테스의 풋워크처럼 발목과 종아리를 의식적으로 쓰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다리 근육의 지구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모든 부종이 생활 습관 때문은 아니다. 한쪽 다리만 갑자기 붓고 통증이나 열감, 붉은 기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움푹 들어간 자국이 한참 동안 돌아오지 않는 경우, 숨이 차거나 가슴 답답함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운동으로 넘기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단을 받아 원인을 확인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