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통나무처럼 한 덩어리로 움직인다면… 척추 마디마디를 깨우는 필라테스 '롤다운'

오래 앉아 지내면 척추가 한 덩어리처럼 굳어 허리와 목에 부담이 몰린다. 필라테스의 대표 동작 '롤다운'으로 척추를 한 마디씩 말고 펴는 감각을 되찾는 방법과 주의할 점을 정리했다.

매트 위에서 척추를 부드럽게 움직이며 스트레칭하는 모습. 사진=Unsplash

「매트 위에서 척추를 부드럽게 움직이며 스트레칭하는 모습. 사진=Unsplash」

허리를 숙여 바닥의 물건을 집을 때, 혹은 아침에 일어나 몸을 일으킬 때 등이 마치 통나무처럼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 많다. 사람의 척추는 목뼈 7개, 등뼈 12개, 허리뼈 5개 등 여러 개의 뼈가 마디마디 이어진 구조다. 원래는 각 마디가 조금씩 나눠 움직이며 하중을 분산해야 하지만, 오래 앉아 있는 생활이 이어지면 특정 마디만 과하게 쓰고 나머지는 굳어버리기 쉽다.

이렇게 움직임이 한쪽에 몰리면 많이 쓰이는 허리 아래쪽이나 목 부위에 부담이 쌓인다. 반대로 등 가운데처럼 잘 움직이지 않는 구간은 점점 더 뻣뻣해진다. 필라테스에서 '척추 분절 움직임(spinal articulation)'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척추를 한 덩어리가 아니라 구슬 목걸이처럼 한 알씩 굴리듯 움직이는 감각을 되찾는 것이 목표다.

이를 연습하는 가장 기본적인 동작이 '롤다운(roll down)'이다. 선 자세에서 머리부터 천천히 숙이며 척추를 위에서 아래로 한 마디씩 말아 내려갔다가, 다시 아래에서 위로 한 마디씩 쌓아 올리는 동작이다. 특별한 기구 없이 벽 하나만 있어도 할 수 있어 사무실이나 집에서 틈틈이 하기 좋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발을 골반 너비로 벌리고 무릎은 살짝 풀어 둔다. 숨을 들이마시며 정수리를 위로 길게 뽑아 올린 뒤, 내쉬면서 턱을 가슴 쪽으로 당기고 목→등 윗부분→등 가운데→허리 순서로 천천히 말아 내려간다. 팔은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늘어뜨린다. 내려갈 수 있는 만큼 내려간 지점에서 한 번 숨을 고르고, 다시 내쉬며 아랫배를 살짝 당긴 채 꼬리뼈부터 척추를 하나씩 쌓아 올린다. 머리는 가장 마지막에 올라온다. 5~8회 정도가 적당하다.

처음이라면 벽에 등을 대고 시작하는 '벽 롤다운'을 권한다. 발을 벽에서 한 뼘 정도 떨어뜨리고 엉덩이와 등을 벽에 붙인 상태에서 말아 내려가면, 척추 마디가 하나씩 벽에서 떨어지는 느낌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구간이 한꺼번에 '뚝' 떨어진다면 그 부위가 굳어 있다는 신호이므로 그 구간에서 더 천천히 움직여 보자.

흔한 실수도 짚어둘 필요가 있다. 첫째, 손끝을 바닥에 닿게 하려고 무릎을 쭉 편 채 반동을 주는 경우다. 롤다운의 목적은 유연성 테스트가 아니라 척추를 고르게 움직이는 데 있으므로, 손이 정강이 정도에 머물러도 괜찮다. 둘째, 숨을 참는 경우다. 내쉬는 호흡과 함께 움직여야 복부 깊은 근육이 자연스럽게 개입하고 허리 부담이 줄어든다. 셋째, 올라올 때 고개를 먼저 드는 습관이다. 머리를 먼저 들면 허리 아래쪽이 꺾이며 힘을 받게 된다.

롤다운은 운동 전 워밍업이나 업무 중 짧은 휴식 시간에 활용하기 좋다. 한 시간 이상 앉아 있었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3~5회만 반복해도 굳었던 등과 허리에 움직임이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꾸준히 연습하면 숙이고 펴는 일상 동작에서도 허리 한 곳에만 의존하지 않고 척추 전체를 고르게 쓰는 감각이 길러진다.

다만 디스크 질환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척추를 앞으로 깊게 구부리는 동작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동작 중 다리로 뻗치는 저림이나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멈추는 것이 좋다. 허리나 목 통증이 반복되거나 증상이 심하다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전문의 진단을 받고, 본인 상태에 맞는 강도를 확인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