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첫걸음의 발바닥 통증은 족저근막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사진=Unsplash」
자고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와 첫발을 디디는 순간, 뒤꿈치 안쪽이 바늘로 찌르듯 아프다가 몇 걸음 걷고 나면 어느새 누그러지는 경험. 오래 앉아 있다 일어설 때도 비슷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발바닥 아치를 받치는 '족저근막'에 부담이 쌓였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만하다. 걷기와 산행이 늘어나는 가을은 이런 발바닥 불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족저근막은 뒤꿈치뼈에서 시작해 다섯 발가락 뿌리까지 부채꼴로 뻗어 있는 두껍고 질긴 섬유 조직이다. 걸을 때마다 활처럼 팽팽해지며 아치를 지탱하고, 발이 땅에 닿는 충격을 흡수했다가 앞으로 밀어내는 스프링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조직이 반복적으로 과하게 당겨지면 뒤꿈치 부착 부위에 미세한 손상과 자극이 누적된다는 점이다.
아침 첫걸음이 유독 아픈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잠자는 동안 발목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처진 자세로 머물면서 족저근막과 종아리 근육이 짧아진 상태로 굳는다. 이 상태에서 갑자기 체중을 싣으면 굳은 조직이 한꺼번에 늘어나며 통증이 생기고, 몇 걸음 걸어 조직이 풀리면 통증도 덜해지는 패턴이 나타난다.
부담을 키우는 요인은 생각보다 일상적이다. 쿠션이 닳은 운동화나 바닥이 얇은 신발, 딱딱한 바닥에서 오래 서 있는 일, 갑자기 늘린 걷기·달리기 거리, 체중 증가가 대표적이다. 특히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이 뻣뻣하면 발목이 충분히 꺾이지 않아 그만큼의 부담이 족저근막으로 넘어간다. 발바닥만이 아니라 종아리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아침 통증을 줄이려면 일어나기 전 침대 위에서 1~2분 준비 운동을 해보자. 앉은 자세에서 수건을 발 앞쪽에 걸고 양손으로 천천히 몸 쪽으로 당겨 종아리와 발바닥이 함께 늘어나는 느낌을 20~30초 유지한다. 이어 한 손으로 엄지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젖힌 채 다른 손으로 발바닥 아치를 가볍게 문질러주면 굳은 근막이 서서히 풀린다. 이 과정을 거친 뒤 첫발을 디디면 충격이 한결 덜하다.
낮 시간에는 벽 종아리 스트레칭과 발바닥 굴리기를 병행한다. 벽을 짚고 한 발을 뒤로 뺀 채 뒤꿈치를 바닥에 붙이고 앞 무릎을 굽혀 종아리를 30초씩 늘린다. 의자에 앉아 골프공이나 작은 공을 발바닥 아래에 두고 뒤꿈치에서 발가락 방향으로 1~2분 천천히 굴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시원한 정도의 압력이면 충분하며, 통증이 심해질 만큼 세게 누를 필요는 없다.
발바닥 아치를 받치는 작은 근육을 기르는 것도 장기적으로 중요하다. 바닥에 수건을 펼쳐 놓고 발가락만으로 끌어당기는 '수건 집기', 발가락은 바닥에 둔 채 아치를 살짝 들어 올리는 '숏풋' 동작을 하루 10회씩 반복해보자. 필라테스에서 발 정렬을 강조하는 것처럼 발바닥 세 지점(엄지 뿌리, 새끼발가락 뿌리, 뒤꿈치)에 체중을 고르게 싣는 감각을 익히면 걷는 습관 자체가 달라진다.
생활 습관도 함께 점검하자. 쿠션과 아치 지지가 적당한 신발을 고르고, 오래 신어 밑창이 한쪽으로 닳은 운동화는 교체하는 것이 좋다. 집 안에서도 딱딱한 바닥을 맨발로 오래 걷기보다 가벼운 실내화를 신는 편이 부담을 줄인다. 통증이 있는 동안에는 달리기나 점프처럼 충격이 큰 운동을 잠시 줄이고, 수영이나 실내 자전거처럼 발바닥 부담이 적은 운동으로 활동량을 유지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스트레칭과 생활 관리를 몇 주 이어가도 통증이 줄지 않거나, 쉬고 있을 때도 아프고 붓기·열감이 동반되는 경우, 발바닥 저림이나 감각 이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자가 관리에만 의존하지 말고 정형외과 등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