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를 활용한 어깨 운동. 사진=Unsplash」
높은 선반 위 물건을 꺼낼 때, 셔츠를 머리 위로 벗을 때, 뒷주머니에 손을 넣을 때 어깨 앞쪽이나 옆쪽이 찌릿하다면 흔히 '어깨가 뭉쳤다'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이런 신호는 겉에서 만져지는 근육보다 어깨 관절 깊숙한 곳에 있는 작은 근육들, 즉 '회전근개'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는 극상근·극하근·소원근·견갑하근 네 개의 근육과 힘줄을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어깨 관절은 골프공이 티 위에 얹힌 것처럼 얕은 구조라 움직임의 폭은 넓지만 안정성은 떨어진다. 회전근개는 이 공을 소켓 안에 단단히 붙잡아 주면서 팔을 안팎으로 돌리고 들어 올리는 동작을 돕는다. 크고 힘센 삼각근이 팔을 들어 올리는 '엔진'이라면, 회전근개는 관절이 제자리를 벗어나지 않게 잡아 주는 '조향 장치'에 가깝다.
회전근개가 약해지는 대표적인 이유는 자세와 사용 습관이다. 오래 앉아 등이 둥글게 말리고 어깨가 앞으로 쏠리면 팔을 들어 올릴 때 힘줄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져 마찰이 생기기 쉽다. 여기에 무거운 물건을 반복해서 머리 위로 드는 일, 준비 없이 갑자기 늘린 상체 운동, 나이가 들며 힘줄의 탄력이 떨어지는 변화가 겹치면 작은 불편감이 점점 자주 나타난다.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는 신호도 있다. 팔을 옆으로 들어 올릴 때 어깨 높이 근처(약 60~120도 구간)에서만 유독 불편하다가 그 위로 올리면 덜해지는 경우, 아픈 쪽으로 누우면 밤에 어깨가 욱신거리는 경우, 팔을 뒤로 돌려 등 뒤로 손을 올리기가 반대쪽보다 확연히 어려운 경우라면 어깨 사용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강화 운동의 첫 단계는 '바깥 돌리기'다. 팔꿈치를 옆구리에 붙이고 90도로 굽힌 뒤, 양손으로 가벼운 밴드를 잡고 팔꿈치는 몸에서 떨어지지 않게 고정한 채 손만 바깥쪽으로 천천히 벌린다. 2초 동안 벌리고 3초 동안 천천히 돌아오는 속도로 12~15회, 2~3세트가 적당하다. 어깨가 귀 쪽으로 올라가거나 허리가 젖혀진다면 밴드 강도를 낮춘다.
두 번째는 '날개뼈 모으기'와 함께하는 '벽 슬라이드'다. 벽에 등을 대고 서서 팔을 W자 모양으로 벽에 붙인 다음, 팔꿈치와 손등이 벽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천천히 위로 밀어 올렸다가 내린다. 이 동작은 날개뼈를 안정적으로 움직이게 해 회전근개가 일할 공간을 넓혀 준다. 필라테스 수업에서 강조하는 '어깨를 귀에서 멀리' 내리는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운동할 때는 무게보다 정확성이 우선이다. 회전근개는 작은 근육이라 무거운 중량보다 가벼운 저항으로 반복 횟수를 늘리는 방식이 잘 맞는다. 운동 중 날카로운 통증이 생기면 그 범위까지는 움직이지 말고, 통증 없는 구간에서만 진행한다. 또한 상체 운동 전에는 팔 돌리기, 밴드 당기기 같은 가벼운 준비 동작으로 어깨에 먼저 신호를 보내 두는 것이 좋다.
일상 습관도 함께 바꿔야 효과가 오래간다. 모니터는 눈높이에, 키보드는 팔꿈치가 90도로 편하게 놓이는 높이에 두고, 높은 곳의 물건은 발판을 이용해 어깨 위로 팔을 무리하게 뻗는 일을 줄인다. 잠잘 때는 한쪽 어깨로만 오래 눕지 않도록 베개 높이를 조절하고, 1시간마다 어깨를 뒤로 크게 돌려 굳은 자세를 풀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팔을 들어 올리기 어려울 만큼 힘이 빠지거나, 밤잠을 설칠 정도로 통증이 계속되거나, 넘어진 뒤 어깨 통증이 시작됐다면 운동으로 버티기보다 정확한 상태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2주 이상 나아지지 않는다면 정형외과 등 전문의 진단을 받은 뒤 그에 맞춰 운동 강도와 범위를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