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짧아지고 실내 생활은 길어지고… 가을부터 부족해지는 '비타민D', 햇볕 아래 걷기로 채우는 법

일조 시간이 줄어드는 가을·겨울에는 체내 비타민D가 부족해지기 쉽다. 뼈와 근육 건강, 기분 리듬에까지 관여하는 비타민D를 일상 속 야외 걷기로 보충하는 시간대와 요령, 주의할 점을 정리했다.

낮은 가을 햇살이 비치는 숲길을 걷는 사람. 사진=Unsplash

「낮은 가을 햇살이 비치는 숲길을 걷는 사람. 사진=Unsplash」

아침저녁 공기가 서늘해지면서 해가 지는 시간도 눈에 띄게 빨라졌다. 출근할 때는 아직 어둑하고, 퇴근길에는 이미 해가 진 경우가 많다. 하루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 직장인이라면 가을부터 겨울까지 햇볕을 제대로 쬐는 시간이 사실상 거의 없는 셈이다. 이 시기에 조용히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가 바로 '비타민D'다.

비타민D는 음식으로도 얻을 수 있지만, 상당 부분은 피부가 햇빛 속 자외선B(UVB)를 받으면서 몸 안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햇빛 비타민'이라고도 불린다. 문제는 가을·겨울에는 해의 고도가 낮아 지표에 도달하는 UVB 양 자체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옷차림도 두꺼워져 햇빛에 노출되는 피부 면적까지 좁아지니, 여름과 같은 생활을 해도 합성량은 크게 떨어진다.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 흡수를 돕고 뼈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여기에 더해 근육 기능과도 연관이 있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면 근력이 떨어지고 균형 감각이 둔해질 수 있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이나 운동량이 적은 사람에게는 골밀도 감소, 낙상 위험과도 맞물리는 문제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계절에 기분이 가라앉고 무기력해지는 경험 역시 햇빛 노출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손쉬운 보충 방법은 '햇볕 아래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점심시간 15~30분 걷기를 추천한다. 하루 중 해가 가장 높이 뜨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가 UVB가 비교적 많이 도달하는 시간대여서, 같은 시간을 걸어도 아침이나 늦은 오후보다 효율이 좋다. 식사 후 가볍게 걷는 습관은 소화와 혈당 관리에도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다.

걸을 때는 얼굴만이 아니라 손등, 팔뚝 등 피부가 조금이라도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유리창을 통과한 햇빛은 UVB가 대부분 차단되기 때문에, 창가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는 비타민D 합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드시 실외로 나가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필요한 노출 시간은 피부 톤, 날씨, 위도에 따라 다르지만, 피부가 붉어질 정도까지 오래 머물 필요는 없다. 짧게라도 자주, 꾸준히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걷기 자체의 운동 효과를 함께 챙기려면 평소보다 보폭을 조금 넓히고, 팔을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며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속도를 유지해보자. 공원 계단이나 완만한 언덕길을 코스에 넣으면 하체 근력과 뼈에 적당한 자극이 더해진다. 주말에는 가까운 산책로나 둘레길을 1시간 정도 걸으며 밀린 햇볕을 몰아서 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단으로 보완하는 것도 잊지 말자. 연어, 고등어, 꽁치 같은 등푸른생선, 달걀노른자, 햇볕에 말린 표고버섯 등이 비타민D를 비교적 많이 함유한 식품이다. 다만 음식만으로 하루 필요량을 채우기는 쉽지 않으므로, 햇볕 쬐기와 식사를 함께 챙기는 '이중 전략'이 현실적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피부가 예민하거나 광과민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노출 시간을 짧게 조절해야 하고, 장시간 야외에 머물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피부 건강에 바람직하다. 비타민D 영양제는 과다 복용 시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임의로 고용량을 먹기보다는 먼저 혈액 검사로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뼈 통증이나 근력 저하, 지속적인 피로감이 심하다면 자가 판단에 의존하지 말고 전문의 진단을 받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