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위험하다… 가을 산행 전 챙겨야 할 '무릎 지키는 하산법'

단풍철 산행에서 무릎 통증과 부상은 오르막보다 내리막에서 더 자주 생긴다. 하산 때 무릎에 실리는 부담이 커지는 이유와, 산행 2~3주 전부터 시작하는 하체 준비 운동, 보폭·스틱·휴식 등 실전 하산 요령을 정리했다.

단풍이 물든 바위길을 오르는 등산객. 사진=Unsplash

「단풍이 물든 바위길을 오르는 등산객. 사진=Unsplash」

단풍이 절정으로 향하는 10월, 주말마다 산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런데 산행 뒤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다음 날 계단을 내려가기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면, 그 원인은 대개 오르막이 아니라 내리막에 있다. 숨이 차고 힘든 쪽은 오르막이지만, 관절과 근육에 더 큰 부담이 쌓이는 쪽은 오히려 하산길이다.

내려올 때 몸은 한 걸음마다 체중과 배낭 무게에 가속도까지 더해진 충격을 받아낸다. 이때 허벅지 앞쪽 근육(대퇴사두근)은 늘어나면서 힘을 내는 '신장성 수축'으로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이런 수축은 근섬유에 미세한 손상을 많이 남겨 산행 다음 날 허벅지가 유독 뻐근한 이유가 되고, 근육이 지치면 충격이 고스란히 무릎 관절로 전달된다.

그래서 산행 준비는 출발 2~3주 전부터 하체 근력을 다지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는 스쿼트, 한 발씩 앞으로 내딛는 런지, 계단이나 낮은 스텝 위로 올라섰다 천천히 내려오는 스텝다운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텝다운은 내려오는 동작을 3~4초에 걸쳐 천천히 조절하면 하산할 때 쓰는 근육을 그대로 훈련할 수 있다. 각 동작을 10~12회씩 2~3세트, 주 2~3회면 충분하다.

엉덩이 근육(둔근)도 함께 챙겨야 한다. 둔근이 약하면 내리막에서 무릎이 안쪽으로 모이며 꺾이기 쉽고, 이 정렬 흐트러짐이 무릎 안쪽 통증으로 이어진다. 옆으로 누워 다리를 들어 올리는 사이드 레그 레이즈나, 무릎에 밴드를 걸고 옆으로 걷는 밴드 워크가 도움이 된다. 필라테스의 브릿지 동작처럼 골반을 안정시키는 운동도 좋은 준비가 된다.

실제 하산에서는 보폭을 평소보다 좁게 잡는 것이 첫째 원칙이다. 큰 걸음으로 뛰듯 내려가면 착지 충격이 커지고 균형을 잃기 쉽다. 무릎을 살짝 굽힌 상태를 유지하며 발바닥 전체로 부드럽게 디디고, 상체는 너무 뒤로 젖히지 말고 약간 앞으로 기울여 무게중심을 발 위에 두는 것이 안정적이다. 급경사에서는 지그재그로 내려가면 경사도를 줄일 수 있다.

등산 스틱은 생각보다 효과가 크다. 양손 스틱을 쓰면 하산 시 다리에 실리는 하중 일부를 팔로 분산할 수 있다. 내리막에서는 오르막보다 스틱 길이를 5~10cm 정도 길게 조절해 몸보다 앞쪽을 짚도록 한다. 신발은 발목을 어느 정도 잡아주고 밑창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를 고르고, 하산 전 끈을 한 번 더 조여 발이 신발 안에서 앞으로 밀리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페이스 조절도 중요하다. 정상에서 충분히 쉬지 않고 바로 내려오거나, 해가 지기 전에 서두르다 보면 다리가 가장 지친 상태에서 가장 부담이 큰 구간을 지나게 된다. 하산은 오르는 시간의 70~80% 정도를 잡고, 30~40분마다 짧게 쉬며 물과 간식을 보충한다. 가을 산은 해가 빨리 지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출발 시간을 앞당기고 얇은 겉옷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산행을 마친 뒤에는 허벅지 앞뒤, 종아리, 엉덩이를 가볍게 스트레칭하고 충분히 수면을 취해 회복을 돕는다. 다음 날 근육이 뻐근한 정도라면 가벼운 걷기로 혈액순환을 돕는 편이 낫다. 다만 무릎이 붓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날카로운 통증이 있거나, 무릎이 덜컥 걸리는 느낌이 며칠 이상 이어진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닐 수 있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가면 참지 말고 전문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