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위에 앉아 호흡을 가다듬는 여성. 사진=Unsplash」
사람은 하루 2만 번 이상 숨을 쉰다. 너무 당연해서 의식하지 않지만, 호흡의 질은 자세와 코어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오래 앉아 일하거나 긴장이 잦은 현대인은 숨이 얕고 짧아지기 쉬운데, 이때 가슴 윗부분과 목·어깨 근육이 호흡을 대신 떠맡는다. 이유 없이 어깨가 늘 올라가 있고 목이 뻐근하다면 호흡 습관부터 점검해볼 만하다.
필라테스 수업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호흡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필라테스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은 '흉곽 호흡(측면 호흡)'이다. 숨을 들이마실 때 배를 크게 부풀리는 대신, 갈비뼈를 옆과 뒤쪽으로 넓게 펼치는 것이 핵심이다. 배 깊은 곳의 근육은 적당한 긴장을 유지한 채 흉곽이 풍선처럼 입체적으로 확장되도록 만든다.
이 호흡이 코어와 연결되는 원리는 이렇다. 몸통 깊은 곳에는 위로는 횡격막, 아래로는 골반저근, 앞과 옆으로는 복횡근, 뒤로는 다열근이 둘러싼 '원통' 구조가 있다. 숨을 들이마시면 횡격막이 내려가고, 내쉴 때 복횡근과 골반저근이 함께 수축하며 복부 안쪽 압력이 적절히 조절된다. 이 협응이 잘 이뤄질수록 척추가 안정되고, 동작 중 허리가 과하게 꺾이거나 흔들리는 것을 줄일 수 있다.
혼자 연습할 때는 먼저 손으로 감각을 익히는 것이 좋다. 바르게 앉거나 무릎을 세우고 누운 뒤 양손을 옆구리 갈비뼈에 가볍게 얹는다. 코로 4초간 천천히 들이마시며 손이 옆과 뒤로 밀려나는 느낌을 확인한다. 이때 어깨가 귀 쪽으로 올라가지 않는지, 배만 앞으로 튀어나오지 않는지 살핀다. 긴 수건이나 밴드를 갈비뼈에 둘러 양 끝을 가볍게 잡으면 흉곽이 넓어지는 방향을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내쉬는 숨이 더 중요하다. 입으로 '후' 하고 6초 정도 길게 내쉬면서 갈비뼈를 아래·안쪽으로 모으고, 배꼽을 척추 쪽으로 부드럽게 당긴다는 느낌을 더한다. 골반 아래쪽이 살짝 위로 끌어올려지는 감각이 함께 오면 코어 근육이 제대로 참여하고 있다는 신호다. 들숨보다 날숨을 길게 가져가면 자율신경이 안정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자주 하는 실수도 알아두자. 숨을 억지로 끝까지 채우거나 비우려다 보면 오히려 목과 가슴 윗부분에 힘이 들어간다. 복부를 너무 세게 조여 숨이 막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목표는 '최대'가 아니라 '편안하고 고른' 호흡이다. 연습 중 어지럽거나 숨이 가빠지면 잠시 멈추고 평소 호흡으로 돌아간 뒤 다시 시도한다.
익숙해지면 일상에 녹여보자. 출근길 신호 대기 중, 업무 사이 모니터 앞에서, 잠들기 전 침대에서 흉곽 호흡을 5~10회만 반복해도 충분하다. 운동할 때는 힘을 쓰는 구간에서 숨을 내쉬는 원칙을 적용하면 동작의 안정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브릿지에서 엉덩이를 들어 올릴 때, 크런치에서 상체를 말아 올릴 때 날숨을 맞추는 식이다.
호흡은 도구 없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운동이다. 하루 몇 분의 의식적인 호흡만으로도 몸통의 긴장이 풀리고 움직임의 중심이 잡히는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다만 호흡 시 가슴 통증이나 지속적인 숨 가쁨이 있거나, 허리·골반 통증이 계속된다면 운동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전문의 진단을 먼저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